난 잎새가 될래요. 12월 20, 2018 놀이방, 어린이집, 유치원 등은 물론 초등학교, 중학교도 각각 연말 행사가 분주하다. 재롱잔치, 발표회, 학예회 이름도 다양하다. 율동에 노래도 하고, 연극, 뮤지컬도 하고, 아이돌이 되어 흥겹게 댄스를 하며 한껏 끼를 발산하고 맘껏 흥을 풀어보는 기회가 된다. 물론 너무 열심히 연습하다가 리허설 끝나고 몸살이 나는 아기도 있다. (독감도 유행하고 감기도 흔하고, 장염에, 폐렴도 많은 시기라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우리 아기 민건이가 왔길래 물었다. 재롱잔치 때 오즈의 마법사를 공연한다는 말을 듣고 무심코, ‘민건이는 뭐 할 거야?’ ‘ㅎ, 잎새 할 거야!’ 흐흥 웃고 냅다 나가버린다. 민건 엄마의 설명, ‘아이가 요즘 약간 말을 더듬어서 언어치료를 받으려고요. 선생님, 민건이 본인이 그걸 아니까, 어린이집에서 뮤지컬 배역 분담하는데 자기가 잎새 한다고 했대요.’ 가슴이 철렁했다. 아, 아이들이 어른의 스승이구나. 이 순수천진함을 진정 배워야 한다. 정작 아이들은 사심이 없다. 어른의 욕심이 반사되고 투사될 뿐. 요즘은 아이들 언어치료 등을 받을때 국가 보조바우쳐도 있다. 좋은 세상이다. 민건엄마의 담백하고 욕심없는 태도도 귀감으로 삼을만했다. 자족하는 아이, 자존감이 충실한 아이보다는 남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남의 눈에 자랑거리인 아이를 키우는 사회 분위기에 편승하여 아이를 본성을 외면하는 경우를 간혹 본다. 키 큰 전나무는 전나무대로, 키 작은 생강나무는 생강나무대로 모두 각각 자리가 있지 않을까.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이즈음 자주 생각한다. ‘난 잎새 할래요.’ 민건 엄마의 엄마만 가질 수 있는 용기에 감탄하여 말했다. ‘잎새가 없으면 오즈의 마법사도 별 볼 일 없어.’ 이것이 좋아요:좋아하기 가져오는 중... 글 내비게이션 평생 갈 좋은 습관엄마와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