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목련을 기다리는 이유

2월 16, 2025
초등입학선물로 받은 '사이언스 키즈' 에 몰두한 하율, 먼 캐나다에서...

우리가 목련을 기다리는 이유는 마치 갓난 어린아기가 걷기를 기다리는 것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아장아장 걸음마를 떼던 아이가 뛰어가는 것을 보는 것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뛰어가면서 넘어지던 아이가 공을 차게 되는 그것이기 때문이다. 공을 차고 자전거를 타게 되는 그것이기 때문이다. 엄마, 엄마가 아빠, 까까, 젤리가 되고, 시어시어, 아냐아냐가 치킨이 되고, 띠라노사우루스가 되고, 파란 상어가 카보트, 티니퐁이 되고 카카오 스토리가 되는 그것이기 때문이다. 박물관을 다니고, 친구와 싸우고, 한글을 배우고, 태권도를 배우고, 피아노를 치는 법과 미술을 배우고, 학교에 입학하는 그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목련을 기다리는 이유는, 아이가 태어나 자라서 어른이 되는 길고 험한 여정을 한결같이 함께 하는 그 기다림의 마음이, 모진 추위, 눈바람을 견디고 마침내 찬란하게 빛나는 한꽃, 한꽃 가득한 우주를 창조하는 목련나무의 인고와 같기 때문이다.

우리가 목련을 기다리는 이유는 그것이 ‘너와 내가,우리가’가는 그 길을 목련나무도 가기 때문이다.

(이맘때가 입학 시즌이다. 학교에 입학하는 꼬맹이들을 보니 대견하다. 마당을 살피니 겨울 입춘추위를 견디고 키큰 목련나무는 태가 변하고 있다. 목련나무 그늘 튤립이 싹을 낼 것이다. 산수유가 필 것이다. 우리 아이들도 이들처럼 변하고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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