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ue Story IV,네번째 블루 스토리 9월 14, 2025 시안과 채민, 친구되기전 간보기HARDENING, 내성 강화, 내성 교정, 경화. 마당 한켠에 심은 덩쿨식물을 보노라면 그 대단한 생명력에 찬탄을 금할 수가 없다. 의아리, 시계꽃, 종꽃, 나팔꽃. 겨울에는 땅속에 휴면하여 있다가 봄에 햇볕을 만나고 적당한 물을 받으면, 그리고 물론 기대어 클 만한 다른 식물을 잡으면 하루에 20센티도 자란다. 외계에서 온 별처럼 빛나는 의아리꽃은 정말 특별한 존재이다. 인동초를 키워보면 가냘퍼 보이는 이 식물이 겨울에는 녹색을 잃고 누런 가느다란 노끈처럼 변했다가 봄에 햇볕을 받고 차츰 녹색기운을 되찾아서 초여름 비가 한번씩 올 때마다 찬란한 꽃과 꽃만큼 황홀한 향기를 내뿜는 리듬을 알게 된다. 낮이 점점 짧아지고 햇볕이 약해지면 꽃은 피지 않지만 꽤 단단한 이파리가 달린 얇은 줄기가 여기 저기로 조용하게 뻗어 단단히 자리 잡은 것을 볼 수 있다. 늦가을 녹색 이파리는 져버리고 줄기는 얇은 선물용 노끈처럼 변해간다. 겨울을 맞는 채비로 일어나는 하드닝이다. 백일간 꽃이 피는 배롱나무의 변신은 더욱 드라마틱하다. 곧은 줄기가 아니라 두꺼운 옷감을 휘어감은듯 흐드러진 두꺼운 나무줄기에서 봄햇볕에 깨어난 갈색 곁가지마다에 아기 손톱보다 작은 이파리가 나온다. 해가 길어지면서 담록은 원록이 되고 올리브열매 색깔의 이파리가 어린아이의 엄지손톱만큼 자란다. 봄비를 맞고 길어지는 햇볕을 받고 어느 무더운 칠월의 아침 꽃이 피기 시작하여 지고 또 새꽃을 피우기를 족히 백일을 반복한다. 멋지고 풍성한 긴 화개의 시기를 지나고 늦가을에 이르러서는 겨울 준비를 하느라 이파리를 떨어뜨린다. 하드닝. 나무들은 동면을 한다. 세포의 수분을 밖으로 내보내어 절대순수한 물을 유지하므로 영하의 온도에도 결빙없이 겨울을 난다. 2월말 눈이 올 때 눈속에서 피는 크러커스, 하드닝의 마이스터가 아닌가… 배롱나무의 꿈 아이들도 날마다 하드닝을 한다. 엄마 뱃속에서 하루 하루부터 엄마 몸에서 분리되어 이세상에 나와 매일 매일. 모진 추위 눈을 뚫고 나온 크러커스처럼, 혼자서는 안되어서 옆에 선 다른 식물에 기대어 의지하여 하루 20센티를 자라면서 더 할수 없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으아리처럼, 어떻게든 옆으로든 위로든 밑으로든 녹색실처럼 얇은 줄기를 뻗어 지지할 곳을 찾아 그 찬란한 환희를 펼치는 인동초처럼, 긴 긴 겨울 무명을 묵묵히 견디다가 드디어 때가 되면 물감을 터치한듯 불꽃같은 분홍색 꽃을 백일동안 피우는 배롱나무처럼 우리의 아이들도 하드닝을 한다. 날마다, 철마다, 해마다. 때로는 햇볕이 부족하고 때로는 물이 부족하다. 그러나 아이의 생명력을 얕보지 말 일이다. 식물은 가뭄에도 장마에도 꽃을 피우고, 해걸이를 할 때도 있지만 모진 겨울을 땅속에서 동면하며 생명을 유지한다. 마찬가지로 성장통에 아파도 아이들은 자란다. 감기에 걸리고 열이 나고 치아가 나오고 배탈이 나고 발치를 하고 잘못을 저질러 생각의 의자에 앉는 벌을 선다. 공부를 게을리 하여 숙제를 안하여 게임을 많이 하여 편식이 심하여 혼이 나면서 아이들은 자란다. 아이마다 매일매일 하드닝을 하면서 자라간다. 다만 아이에게 햇볕을 주는 태양과 같은 부모의 자세를 진지하게 받아 들일 일이다. 아이에게 물을 주는 어른들의 역활을 보다 성실하게 수행할 일이다. 이것이 좋아요:좋아하기 가져오는 중... 글 내비게이션 The blue story III 세번째 블루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