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ue story VII, 일곱번째 블루 스토리,부모는…

4월 12, 2026
수호수린 남매, 신입생 수린이 오빠랑 같이 가는 학교길, 까칠공주가 사람이 되는 길.

신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 하고 열흘이 지났으니, 아침마다 배 아프고 머리 아픈 아이들이 속출한다. 3월에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 중등, 그리고 대학교에 입원, 입학한 아기들, 청소년과 풋내기 성인들이 긴장이 풀리면서 약해진 면역에다가 꽃샘, 잎샘추위에 감기도 들고 적응하는 몸살을 앓는다. 하물며 어른도 새로운 직장, 이사 등으로 환경이 바뀌면 긴장성 두통에, 근육통에다 복통에 몸살을 앓는데 어린 것들이 오죽하랴. 개중에는 사회 지능이 높아서 물 만난 물고기처럼 학교라는 신세계에 잘 적응하는 아이도 있지만, 물에 뜬 기름방울처럼 겉돌면서 영 녹아들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 우열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개성의 문제일 뿐이다. 빠른 적응력이 반드시 진정한 뿌리 내림이 아닐 수도 있고, 겉돌다가 하는 적응이 관망하는 성격에서 오는 태도의 결과일 수도 있다. 요리하다 보면 올리브기름에 버터를 녹일 때가 있다. (여담인데 요리는 나의 취미 중 하나, 요리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이때 가열된 올리브기름에는 냉장 버터가 금세 녹는다. 불기가 없는 차가운 올리브기름에 버터가 녹겠는가? 아이들이 처음 접하는 환경에는 어른들의 관심!!! 이라는 불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관심 어린 온기야말로 순한 아이, 까다로운 아이, 영리한 아이, 조금 늦된 아이, 산만한 아이, 조용한 아이, 부잡스러운 아이, 단순한 사이, 고집 센 아이, 배려심 많은 아이, 모든 아이에게 한결같이 필요한 자양분이다. 기다리고 배려하고 아이를 믿어주는 태도, 이것이 적정한 온도일 것이다. Watchful waiting is matter.

선영, 인수, 수연 삼남매 중 막내, 응석 가득 개구쟁이, ‘주사’소리에 진료실 뱅갈고무나무 뒤로 숨었다.

어린이날이 다가온다. 이번 어린이날에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줄까 곰곰이 생각했다. 나는 아이들을 향하여!!!, 위해서가 아니라 향해서, 세바스챤 살가도 Sebastiao Salgado의 코끼리와 거북이와 고래를 걸어 놓았다. 이러니 다른 동물 사진으로 바꾸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접었다. 글쎄, 멋진 옥토푸스 사진을 하나 구하면 바꿔 걸어주어야겠다. (살가도는 얼마 전 돌아가셨으니 그때는 살가도의 사진은 분명 아니다) 아이들을 향해서!!!, 위해서가 아니라 향해서! 훈데르트바서 Hundertwasser의 그림을 여러 장 걸어놓았다. 아이들이 볼만한 다른 그림은 아직은 떠오르질 않는다. 결론은 올해 어린이날 선물은 따로 없는 셈이다. 마음만 전한다.

어버이날도 다가온다.
부모는,
울타리를 만들되
벽을 만들지는 않아야 한다.
그늘막을 쳐주되
가림막을 치지는 않아야 한다.
길을 가르쳐 주되
길을 닦아주지는 않아야 한다.
그리고 부모는,
언제나 그 길을 함께 가야 한다.

비맞은 어린 자목련, 우리 마당, 꿋꿋하다.

자식이면서 동시에 부모인 나의 환자 아기들의 보호자들께 나의 동지애를 전달하고 싶다. 우리의 아이들은 머리가 클수록 저마다 생각할 것이다, 아이, 참, 자식 노릇 쉽지 않다고. 우리 또한 날마다 뒤통수를 맞는 것처럼 생각한다. 에고, 부모 노릇 쉽지 않구나…. 그러나 이 인연이 아니라면 인생은 얼마나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심심할 것인가. 사람살이가 얼마나 지루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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