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강국/SS 약국, 우리 아이들 어쩌나?

5월 7, 2020

(SS는 즉흥으로 떠오른 거다. Sport Scala. 체육 지수)
막 걸음마 시작한 아기가 뒤뚱뒤뚱 걷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놀이터라도 지날라치면 아이들의 뛰노는 모습에 밝음이 솟아나는 걸 느낀다. 삼삼오오 책가방 메고 지나가는 청소년들을 보면 그냥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전거에 세 놈이 매달려 타고 달리는 걸 보면, 얘들아, 어, 위험해! 하면서도 저런 때가 좋은 때다라는 생각이 스친다. 젊음. 힘. 균형.
(매일 출근길에 초중고 섞어서 학교를 열한 개 지나간다. 아침에 집 앞 초등학교 정문사거리 신호등 앞에 서는 것으로 시작해, 시장통에 있는 여고 앞을 지나간다. 비가 오는 날은 알록달록 우산이 장관인데 예쁜 장화 신고 얌전히 우산 쓰고 가는 아이도 있고 일부러 비 고인 곳만 골라 발 디디며, 우산을 펴기는 폈는데 기관총처럼 앞으로 들고 달리거나 냅다 휘두르며 가는 아이도 있다. 모두 귀엽다. 망아지들. 신호등 빨간불 앞에 잠시 선 그 짧은 동안 휴대폰 거울 보면서 립스틱 바르는 놈들, 치마 앞에 담요는 뭔지, 학교서 점심밥도 주는데 웬 짐들이 그리 많은지. 아이들은 왜 늘 뛰어다니는지, 웃을 일은 왜 그리 많은지.)

유난히 성장기가 긴 우리 사람, 휴먼, 태어나 일 년을 키워도 걸음마도 어설프기 십상, 여차하면 넘어지고 깨지고, 자유롭게 뛸 수 있을 때까지는 수 년이 걸린다. 두발자전거를 능란하게 탈 때까지 수년이 걸리고, 자동차 면허를 아무리 빨라야 16세 이후에 주는 것도 이유가 있다. 어린아이는 그저 먹고 자고 놀면서 신체의 부피를 키우고 인지를 발달시키며 영육의 균형을 잡는다. 과연 우리 아기들은 충분히 놀고 있을까? 신체의 발달에 필요한 운동을 충분히 하고 있을까? 몸을 쓰는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을까? 신체의 에너지를 건강하게 발산시키고 있을까? 지력을 키우는 만큼 체력도 키우고 있을까?

(요즘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극한 상황이니 현재의 운동 부족 상황은 언급할 필요가 없다. 석 달 넘게 집에만 있던 어떤 아기가 문밖으로 나가자니까 질겁하여 울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평소에 아이들의 신체활동을 살펴보면 사계절이 뚜렷하고 일조량이 풍부한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이 야외활동을 충분히 하지 못한다. 초미세먼지, 황사라는 자연재해가 극성스럽고, 여름 직사광선은 건강을 해칠뿐더러 한겨울 추위도 마찬가지 호흡기질환의 원인이 된다. 그러하니 날씨를 살펴서 눈치껏 햇볕을 쐬어서 자연면역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야외에서 뛰노는 것만큼 좋은 보약은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날씨에 상관없이 규칙적으로 꾸준한 신체 운동을 하도록 어려서부터 습관을 들여주는 것도 좋겠다.

걸어서 뛰게 되었다고 신체발육이 끝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출발선에 서게 되는 것으로 본다면 `운동`의 시작은 그다음부터이다. 일단은 단체의 개념, 즉 사회 지능 발달이 언어 소통 수준까지 되어야 타자의 교육이 가능하다. `안전인식`이 없이는 어떤 운동도 가르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수영은 하더라도 기저귀는 떼어야 시작할 수 있거니와 스스로 옷을 갈아입을 수 있어야 가능하다. (스스로 혼자 옷을 갈아입는 것도 실은 교육) 농구, 배구, 축구 등 단체 구기 운동, 탁구, 야구, 배드민턴, 테니스, 족구 등등 신체발육에 좋은 운동이 많으나 문제는 유치원생, 초등생이 취미로 시작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가르치는 곳이 극히 적기 때문이다. 운동 성격상 야외에서 하는 것은 사정이 더욱 복잡하다. 정해진 장소까지 데려가는 것이 맞벌이 부모가 하기가 어렵다. 기동성이 요구되는 것도 문제의 하나이다. 그러나 태권도, 유도, 합기도, 검도, 복싱, 주짓수, 택견 등등 실내운동은 날씨나 장소에 구애를 안 받는다. 아이들이 다섯 살만 되어도 공동의식이 생기고 협력을 할 수 있고, 준법의식도 있기에 운동을 통한 교육이 가능해진다. (한국적 교육이 `독보적인` 면 중에 제2 교육, 즉 보습 학원, 각 종 예능 학원, 과외를 들지만, 내 생각에는 태권도장으로 대표되는 예체능 교육 기관도 포함되는 것 같다. <사교육비가 가계부채의 주원인이고 출산 기피의 가려진 이유인 것은 통계가 증명하는 사실이다. 지난한 문제> 세계적으로 최저출산율을 기록하는 이 나라에서 아이들이, 남녀 구분 없이, 기본 체육을 포함, 몸을 사용하는 법을 전문가에게 배우는 곳이다. 후에 전공으로 가든 안 가든, 수년간 단련한 신체는 그렇지 않은 신체와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음악도 미술도 먼저 몸으로 배운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겠다. 축구, 태권도는 남자가 하는 것이고 춤, 미술, 음악은 여자가 하는 것이라는 이분법은 19세기적 사고임을 현대의 부모는 더 잘 알고 있다. )

어린아이들도 마구 권력을 행사하는 이들을 본능적으로 꺼리고 싫어한다. 그러나 권위 질서에는 존중을 보인다. 운동을 배운다는 것은 그 운동의 규칙을 익히고, 단체와 협력을 배우며, 가르치는 사람의 권위를 존중하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자기 극복을 경험하고, 자신의 신체를 알아가며 개발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성장이 끝나는 18살까지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이 무한경쟁 AI 시대에 절대적으로 선점하는 것이다. 결국은 체력싸움이다. 겉으로의 신체 성장이 끝난 후에도 우리의 세포 갈이는 거듭되고, 우리의 뇌는 늘어나는 정보를 더 빨리 처리해야 하고, 세상은 더욱 복잡해지므로, 꾸준한 신체의 단련으로 균형을 잡아주어야 번아웃이 없고 과부하가 쉽게 걸리지 않는다. 운동은 남자아이만 `쬐끔` 유치원 때 하는 게 아니다. 맞벌이 엄마 아빠가 유치원 끝나고 저녁때까지 땜빵 시간으로 하고 그만둘 것이 아니다. 신체발육에 필요한 운동량에는 남녀차이가 없다. 학교와 나란히, 체육 시간만으로는 부족한 몸 에너지의 발산, 신체활동, 발육향상을 위해,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할 수 있는 운동의 기초를 어려서부터 닦게 할 일이다. `몸을 풀다`라는 말이 있다. 꼬이고 굳고 비틀린 `몸을 풀` 술기를 아이일 때 배워서 어른이 되어서 쌓일 수밖에 없는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풀면 좋지 않겠는가. 몸을 움직인 후의 상쾌함을 경험하지 못한 채 단지 머리로 쌓기만 한 지식은 창백하지 않을까. 긴 시간을 억지로 앉아서 머릿속에 꾸겨 넣는 것처럼 지식만을 습득시킨다면, 우리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오히려 제한시키는 것 아닐까. 보습의 시간을 할애해서 신체를 단련하는 것이 오히려 집중도 더 잘 시키고, 식욕, 소화를 촉진하고, 수면의 질도 높이며 균형이 잡히지 않을까. 성장호르몬이 적당한 운동 후에 가장 많이 분비되는 것, 단단하게 훈련된 근육이 최적의 호르몬 상태를 유지시키는 것은 의학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장기적으로 가성비가 높은 좋은 투자인 것 같다. (백 세 수명 시대에 `건강나이`라는 개념이 많은 것을 시사한다. 아이들도 공부뿐 아니라 운동 한가지 시키고, 엄마 아빠도 운동합시다.)

건전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 강한 IT엔 높은 SS, 조화로운 발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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