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를 산다… 달팽이를 키우며 산다….

9월 14, 2020

역병의 시대를 산다.
혼란의 시대를 산다.
처음도 아니요,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불안함이 팽배하고, 옳고 틀린 정보에 밀려가며 산다.

“선생님,저 달팽이 키워요”
어느 지루한 코로나 시대의 138일째, 혹 213일째, 유치원 못 가고 동생 접종하는데 따라온 채은 (5.4세)이 하는 말을 듣는 순간.
“양 한마리 그려줘!”
어느 캄캄한 밤 아프리카의 사막에서 추락한 조종사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어린 왕자’. 쌩 떽쥐베리)
“저 달팽이 네마리 키워요.”

안도하는 순간은 이런 것이리라. 도무지 어느 것 하나 자명한 것이 없는 이 혼돈의 시대에 마치 먹구름을 뚫고 비추는 빛, 옅지만 막을 수 없는 밝음 같은 순간이 아닌가. 희망. 아이들은 자란다, 코로나에도. 아이들을 잡고 우리도 간다.

(진료실 의자에 앉혀서 찍은 사진임이 언뜻 보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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