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얼마나 먹나?

1월 9, 2022

아기가 이 세상에 나온 그 순간부터 엄마의 걱정은 시작된다. 우리 아기에게 얼마나 자주, 얼마만큼 주어야 좋을까?


요즘은 분유가 대세이니 간편하게 대략을 잡아본다. 평균 체중(3~3.5kg)으로 태어난 아기는 생후 1달간 하루에 400~700 그램을 먹는다. 수유 시간은 간격은 대략 2~3시간이다. 생후 첫주는 300그램 정도를 나누어 적은 양으로 자주 먹이기도 한다. 백일정도 되면 아기마다 수유량의 차이가 많이 나서 600그램을 간신히 먹는 아기도 있지만, 1000그램을 먹어야 만족한 아기도 있다. 월령 6개월을 지나면서 돌이 되면 하루 섭취량 차이는 더욱 벌어지는데, 700~1200그램까지 벌어진다. 두 돌 정도 되면 700~1400 그램 이상까지 차이가 난다. 6개월 때 먹던 그 양을 계속 유지하는 아기도 있고, 꾸준히 양이 늘어 두 돌 즈음 자기의 고유 양을 찾는 아기도 있다.

모유를 수유하는 아기는 수유 시간과 수유 간격을 늘려가며 수면량과 체중증가량을 관찰하면 대략 틀리지 않는다. 즉, 생후 첫 달에는 2시간 간격에 10분씩 수유하다가, 백일즈음에 3시간에 10분 이상 양쪽으로 먹이고, 그 후에는 15분 정도씩 4~5시간 간격으로 한다. 모유 수유는 분만 후 1시간 이내에 젖을 물리면서 시작된다. 수유부는 음식의 종류를 가리지 말고 평소보다 충실하게 고른 영양소 섭취를 고려한 섭생이 중요하다. 여담인데, ‘모유 수유 A to Z’ 라는 미국서 발행된 책을 보니 마늘 냄새가 나는 젖을 아기들이 더 잘 먹고, 임신 중에 엄마가 섭취했던 향신료 냄새가 나는 젖을 더 선호했다는 통계를 발표한 사례가 있다. 출산 후 약 1주일간 분비되는 초유, 그 후 약 2,3주일간 분비되는 이행유는 아기의 면역 시스템의 근간이 된다. 상황이 허락하면 모유 수유를 하는게 좋다. 초유라도, 이행유라도 아기가 먹는 게 좋다. 사정이 된다면 6개월 정도 모유 수유, 즉 완모가 이상적이고, 그 후 이유식을 잘 먹는 아기는 돌까지도 병행 수유하는게 좋다.

분유건 모유이건 아기의 체중 증가량을 살피면 된다. 생후 150일이 되어 출생때 체중의 두 배 이상이 되면 충실한 성장이라고 보고 이유식을 준비한다. 아기는 개성이 각각이다. 식욕도 물론 천차만별이다. 평균의 범주는 넓다. 다른 아기와 비교하여 걱정할 필요가 없다. 새로운 변수 이유식이 있다. 아기가 10개월 차에 들어서면 서서히 아기를 배려한, 아기에게 적합한 가족식단으로 넘어간다. 어떤 문화권이건 기후 지역적인 특성에 맞춘 산모식, 이유식, 어린이 식이 있다. 한국 말고 지구 어느 나라의 산모식이 미역국인가? 얼마전 GEO를 보니 프랑스의 유명한 미슐렝 셰프가 미역 줄기를 이용한 요리를 개발해 건강식 선풍을 끌고 있다고 한다. 독일서 분만하면 아침 식사에 빵, 커피, 치즈 한조각, 베이컨 한 조각을 준다. 산모식이라는 개념이 없는 나라라 그럴 것이다. 모유 분비 돕는다는, 즉 젖 잘 나오게 한다는 차를 한 잔 주지만, 식사는 일반 병원식이다. 이유식도 마찬가지로 그 나라의 고유한 식품이 있다. 독일 아기들은 쌀과일 미음, 야채 미음, 부드러운 당근으로 시작해 감자로 이어간다. 독일은 감자의 나라니 그럴것이고, 이어서 빵을 식단에 넣는다. 아기는 간을 한 음식을 주면 안 되느냐는 문의를 받는데 육수 밑간이나 저염 간장을 소량 첨가하는게 나쁠리 없다. 10개월이 되어 부드러운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아기에게 약간의 가미를 하는게 오히려 소화를 도울 수 있을 것 같다. 이탈리아 사람은 사사건건 올리브 기름을 쓰고, 우리 한국인은 참기름, 들기름이 그들의 올리브 기름에 상응하는 등가 식품이지 싶다.

글로벌 시대, 아기들도 글로벌하게 식단이 만들어지니 고무적이다. 치즈를 얼마나 먹여도 되나? 발효식품이고 칼슘도 많으니 아기의 식성에 따라 주면 된다. 몸에 좋다고 밥 대신 홍삼만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잘 먹으면 다양하게 먹여보고 선택하면 된다. 반드시 섭취시켜야 할 것이 바로 물이다. 아기들이 흘리는 땀과 침의 양이 많아 음식물로는 특히 기온이 높은 여름에는 수분보충이 필요하다. 체중에 맞추어 6개월 전후로는 끓여서 식힌 물 하루 150~300그램 정도를 종일 나누어 먹여준다. 이유식 시작 후 단단하게 변을 보는 아기들이 있는데 그럴 때도 물을 추가로 먹이는 게 필요하다.

잘 살펴보면 건강한 아기는 자신의 상태를 온몸으로 알려준다. 이 척박한 시대에 (코로나 이야기는 그만) 아기를 갖고 아기를 낳아 키우는 현명하고 용감한 세상의 엄마·아빠들은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결국에는 건강한 ‘우리 아기’를 키워낼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세상에 딱 평균인 아기는 없다. 아기는 양부모의 유전자의 정교한 조합이니 똑같은 개체가 두 번이 불가능한 유일무이한 절대 개성 존재이다. 어지간히 넓은 평균 안에 든다면 아기의 건강에 이상을 주지 않는 한 아기의 개성을 존중하고 보살피면 나름 ‘아기만의 속도’로 자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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