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말을 못해요…. 4월 12, 2020 영유아 검진 때 부모님과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는 주제는 단연 ‘말’이다. 아기가 말을 못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가 ‘밥’, 즉 아기가 밥을 안 먹는다는 것이고, 세번째는 ‘잠’, 아기가 잠을 안 잔다는 것이다. 통잠을 안자고, 늦게 자고, 낮잠을 시도 때도 없이 자는것이다. 그다음은 키가 안 큰다는 것이다. 말> 밥> 잠> 키 한국어의 묘미가 느껴진다. 전부 한 단어짜리 명사. 말. 몇 살에 몇 단어를 말해야 하고, 몇 살에는 색깔을 말할 수 있고, 몇 살에는 세단어 문장을 해야 하는 등의 자세한 친절한 설명은 인터넷에도 수없이 나와 있으니 개략으로 참고하면 된다. 본질적으로 사람, homo sapiens는 태어나서 자란 장소의 언어를 배울 능력이 있다. 통계적으로 12세 미만에 접한 언어는 누구나 배울수 있다. 즉 모국어로 뇌에 각인되는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대단한 특수능력이 필요한 슬기가 아니요, 누구든지 태어나서 자란 그 사회의 언어를 기본어, mother tongue로 배우는 것이다. 물론 24개월 전후로 수동언어의 단어 수가 200여 개, 능동언어 단어 수가 20에서 50개, 확실한 언어전달의미 단어 수가 10개 이상을 평균으로 친다. 36개월이 넘으면 인지발달이 증가함에 따라 폭팔적으로 단어 수가 늘어나고, 더불어 어휘와 구사력이 눈부시게 폭넓어진다. 그 이후로는 후퇴가 없고 성인의 언어 수준으로 확장, 심화된다. 학령기에 도달하면 단어의 수가 작고 문어의 수준은 미흡하나 구어의 능력은 이미 모국어의 완성으로 향하여 진전한다. 그러나 이 모든 발전의 단계는 개개인의 편차가 심하다. 소질도 다르고 관심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므로, 자연스레 앞서고 뒤서고의 차이는 있으나, 그 사회에서 사용되는 주 언어를 완전히 구사하는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국제언어인 영어에 한이 맺힌 대한민국의 부모들-맹모삼천지교-은 자식들을 영어를 주 언어로 말하는 나라에 조기 유학시키며 가히 세계 유일하게 ‘기러기아빠’라는 개념, 외국인은 이해할 수 없는 사회현상을 창조해내었다. 그의 결과는, 혹은 결실은, 사회학자들이 미래에 풀어낼 과제이겠다. 말이 나온 김에 말인데, 현시점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판데믹은 세계적 지각변동을 일으켰으며, 이후 지구적 패러다임의 변화가 올 것으로 생각된다. It’s an authentic crisis. 옆으로 샜다.) 모국어의 정착에 관한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아기는 태어나서 재태기간, 즉 뱃속에서부터 들은 그 언어, 엄마가 사용하는 그 언어에 친화성을 보이며, 아기가 아직 능동언어가 불가능 내지 미숙한 약 24개월까지도 엄마나 주 양육자가 사용한 언어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절대적이라는 실험 결과도 있다. 한편 국제상용어인 영어의 필요성이 여전히 절실한 우리 사회 사정상 영어 조기교육 문제가 많은 부모의 과제이며, 다른 하나는 다문화가정이 우리 사회의 엄연한 현실, 부모가 서로 다른 모국어를 가진 성인으로 만나서 이룬 가정으로 아기가 접하는 언어가 이미 두 개인 환경이다. 예를 들면 24개월 아기가 자라는 가정에 할머니는 한국어를, 엄마는 한국어와 중국어, 아빠는 중국어와 영어를 쓴다고 가정하자. 할머니와 엄마는 한국어로 대화하고, 엄마와 아빠는 한국어와 중국어로 대화를 한다. 아빠는 아기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영어를 쓰고, 엄마는 아기에게 중국어와 한국어를 번갈아 쓰고 할머니는 아기에게 한국어만 사용한다. 이 아기의 두뇌에 있는 언어센터는 어떻게 작동할까? 엄마를 ‘엄마’라고 부를까, 혹은 ‘마마’, 혹 ‘mommy’? ‘응’을 ‘yes’ 이라고 할까, 혹은 ‘쓰’? 뜨거운걸 만지지 못하게 할 땐 어떻게 말할까? Bilingualism 복수언어의 관하여 수 많은 경험적 관찰에 기인한 통계와 연구결과가 있다. 보편적으로 사람의 뇌는 언어를 배울 능력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일반적으로는 한가지 언어를 모국어로 골조를 잡은 후, 거기에 적당한 시기에 외국어가 첨부되어 능통하게 구사되면 다른 외국어를 더 배울수 있다. 즉 생각의 구조와 상호작용하며 영향을 끼치는 하나의 기본언어를 필요로 한다. 두 가지, 세 가지 언어가 동시에 제공되었을 때, 아기가 말문이 늦게 트이는 것, 즉 능동언어가 세 돌까지도 폭발하지 않는 것은 그 아기가 어느 언어도 골조로 잡지 않은 (못한) 탓이다. 대부분은 자라나는 사회의 언어를 자기의 모국어로 선택할 것이고, 제공되는 다른 언어는 비록 현재는 구사하지 못하더라고, 자라서 어려서 전혀 접하지 못한 경우보다 빨리 터득할 수는 있겠으나 이것은 제2, 제3의 언어가 지속해서 건강한 자극을 주었을 때 한한다. 위의 예로 든 아기로 보자면 하나의 통용어, 즉 엄마, 아빠, 할머니가 사용하는 그 언어, 이 사회에서 통용되는 그 언어가 아기에게는 가장 익숙한 언어로 자리 잡게 되어있다. 아기에게 필요 충족한 언어환경이란 자연스런 가정, 사회환경, 또래 집단에서의 사회능력발달 등이고, 지나치게 인위적인 경우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하여 말을 통한 자연스러운 표현의 발현을 저해할뿐이다. (예:애플 먹자, 애플은 A지? …이런 수업방법을 인터넷에 퍼뜨린 그분은 성공을 하셨을까? ) 아기의 자발적인 언어수용력을 관찰한 후에 외국어에 접근을 시켜야 좋은 결실을 볼 수 있게 된다. 아기들의 능력이란 개성마다 각각, 말을 잘해도 퍼즐 열 개를 완성 못할 수도 있고, 말이 늦어도 무용 같은 표현력이 뛰어나기도 하고, 공간적 놀이에 소질을 보일 수도 있다. 아기의 소질은 각각이니 아기가 사과를 ‘A 애플’이라고 안 하고 ‘싸가’라고 해도 문제로 삼을 일이 아니다. 물론 언어의 소질이 선천적으로 탁월한 경우도 있다. 채 60개월도 되지 않아 모국어를 완벽하게 유창하게 구사하는 아기들도 간혹 있다. 그때 제2의 언어를 부담 없는 형태로 접하게 했을때, 즉 ‘글’이 아닌 ‘말’을 제공했을때, 탁월하게, 마치 새로운 놀이를 배우듯 흡수하는 경우도 본다. (좋은 교재도 많고, TV만으로도 충분히 외국어를 접하게 할 수 있는게 한국 사회의 문화 문명 수준이다. 기쁜 사실이다.) 아기는 말을 배울 수 있다. 조금 늦거나 조금 빠를 뿐, 배우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 어떤 아기건 소통 도구로써의 모국어를 배울수 있다. 부모님은 혹시 아기에게 중요한 걸 가르치지 않았다고 자책하거나, 잘못된 정보로 아기에게 맞지 않는 교육법을 적용하시지 말고, 아기의 인지발달을 살피시고 관찰하시고 여유를 가지시기 바란다. 우리 아기들은 말을 배울 수 있다. 이것이 좋아요:좋아하기 가져오는 중... 글 내비게이션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의 봄엄마, 아빠, 기가지니! (미디어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