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uestory IX:아홉번째 블루 스토리, 아이들에게 쓰는 편지 9월 12, 2026 세아이들에게 편지를 쓴다. 서두는 늘 같다. 첫째아들에게 편지를 쓴다. What men live by… 둘째아들에게 편지를 쓴다. Per Aspera ad Astera… 막내아들에게 편지를 쓴다. Was Menschen zu Menschen macht… 설흔살이 된 아들에게 세한도를 보냈다. 추사 김정희, 세한도. …불의에 굴복하지 않고, 옳은 일을 하며, 올바른 가치를 지키는 자세의 중요성…우리가 사는 혼돈의 시대에 지녀야 마땅한 가치의 척도…AI 시대에서도 진리는 진리일 뿐, 그 어떤 위증과 부패도 결국은 진리를 가리지 못한다는 것…. 그때 부모의 깊은 뜻을 모두 헤아리지는 못하더라도, 젊어 충천한 의기와 아직 세상의 고난을 다 알지 못하는 순수함으로 무장한 영혼일지언정, 강보에서부터 인생의 길을 함께 한 부모의 그 사랑을 헤아릴 것이라 믿는다. 부모의 사랑이 없이는 어떤 생명도 살아남지 못한다. 다만 그 때 나의 사랑의 자세를 반성할 일이다. 진료실에 잘 자라던 녹보수가 어느 날 출근하니 그만 고사한 듯 잎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눈부시게 우아한 매우 특별한 꽃을 한달내내 한두개씩 피우던 녹보수. 하나도 안남기고 모든 이파리가 바닥에 수북이 떨어지고 앙낭한 가지만 남아 있었다. 어찌 놀랐던지. 한여름 맹더위를 덜어 주고 싶은 맘에 주말에 퇴근하며 창문을 닫고 덧창을 내려 놓은 탓이다.햇빛이 적고 바람이 적었고 실내온도가 과하였다. 내방식으로 보살핀 탓이다. 식물의 식물다운 특성을 무시한 탓이다. 사랑이 약간 기울었던 때문이다. 너무나 손쉬운 생각없는 사랑이었던 탓이다. 하물며 식물 하나도 이럴진데, 혹시 자식에 대한 나의 태도는 어떠하였을까? 아이를 키우는 것은 아이 고유의 특성을 살펴서 이해하고 가능한 존중하는 것이다. 건강한 상식의 범주안에서 살필 일이다. 아이의 고집에 휘둘리거나 사랑의 이름으로 과보호하거나 존중의 이름으로 철없는 아이의 임의에 맡겨 방임하는 것과는 다르다. 저녁마다 자기 직전에 휴대폰 게임을 한시간씩 하는 7세 아기의 수면의 질이 어떻겠는가? 바로 오늘 진료때 머리 아프고 눈이 맵다고 방문한 엄마와 아이 둘 모두에게 큰소리를 내고 나니, 불같은 성질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효과를 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위로한다. 내가 한번 나쁜 사람이 되어서 엄마와 아이의 건강하지 않은 습관을 엄마,아이 합심해서 고치면 더 바랄나위 없겠다…(자기전에 휴대폰가지고 게임하면 안되요. 잠도 잘 못자고 깨고 나도 머리도아프고 눈도 아파요. 성장호르몬 안나와서 키도 안커요. 선생님말 들어야 해요, 단호하게 아이에게 말했더니, 아이가 엄마를 돌아 보고 오히려 소리를 지른다. 엄마가 밥먹고 자기 전에 게임하랬잖아. 밥 먹기 전에는 엄마가 한다고…) 아이가 엄마와 일직선 관계,linear relationship을 지나치게 오래 경험하면 dyad 즉 이인구조에 너무 익숙해져서 심지어는 아빠에게 까지도 보조적 역활만을 부여하게 된다. 요즘 현대식 사고를 가진 아빠들의 태도는 이런 이인구조를 많이 무너뜨리고 삼각구조를 개척하는 것으로 보인다. 육아휴직을 단행하는 아빠도 많다. 단지, 아빠를 두번째 엄마 the second Mom 으로 아이가 여긴다면 한번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아버지의 역활이 어디 엄마대체인으로 끝날 일인가. 다면적 관계의 경험, 즉 어릴 때부터 일가친척,조부모, 또래집단의 경험이 사회지능을 증가시키고 감성지수를 높여준다.집착은 숨구멍을 막는다. 물론 형제가 있는 것은 다면적 인간관계형성 plural personal relationship 의 가장 이상적 구조라는 것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건강하게 잘 자라는 아기들을 보면 흐뭇하다. 비단 나뿐 아닐 것이다. 백일도 안되었어도 놀아주고 젖 주고 살펴주는 엄마를 보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옹알옹알 까르륵 웃으며 기뻐하는 아기를 떠올려 보라. (눈초롱발도르프어린이집 경영하는 동생이 첫손주를 보았는데, 정말, 과장없이, 눈에 넣어도 안아프다.) 어른도 어린 시절이 있다. 우리 모두는 아기에서 출발했다.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형제는 결국 자신의 그림자와 같은 것이요,조부모, 이모고모삼촌은 자신의 피부와 같은 것이다. 이런 울타리는 실은 모든 영장동물의 건강한 생존에 필요불가결하다. 코끼리, 침팬지, 고래, 하이에나….그리고 휴먼이라고 불리는 두발동물까지. 아이들이 나에게 쓴 편지를 간간히 책갈피에서 발견한다. 받고는 수번 읽고 그 순간 손에 들고 있던 책에 꽂아놓은 때문이다. 세손글씨체는 정말이지 자유로운 개성 그자체지만, 열심히들 쓰기는 한다. 악필도 유전이라 나의 고전적 악필을 물려 받았다. 제대후 유학(말이 유학이지 제가 태어나고 청소년기를 보냈던 나라의 대학으로 간 것)가서 쓴 편지 하나를 오래전 읽었던 책을 다시 열었을 때 발견했다. …엄마, 저의 질풍노도의 시절이 지나가고… (내보기에 아직 멀었는데.더 큰 풍랑이 몇번 더 남았건만, 김빼기 싫어 엄마는 아마도 아무 말 안했을것이다. Oh, die Zeit von Sturm und Drang, noch lange nicht vorbei)… 그외에도 여기저기 손으로 쓴 편지들을 발견한다. …어머니, 지금의 상황이 답답하지만 기다림의 시간을 긍정적으로 사용하려 애쓰고 있습니다….(진작 그랬으면 얼마나 좋았겠니, 생각은 했지만, 말은 안하고, 때를 기다릴 줄 아는 것이 바로 지혜라고 생각한다 Warten koennen, das ist eine Tugend, sei nur wachsam…라고 답했을것이다…. 엄마, 못난 아들이 쓸데없이 고집을 부리다가 그만 상황이 악화되어서 죄송합니다…(말 지겹게 안듣더니 싸다,싸,생각하고, 얘야, 스스로 겪어서 뼈에 새겨야 정신이 든단다, 괜찮다, mit sich selbst ins reine kommen, darum geht es 그랬을것이다….) 오늘 막내 아들이 집에 다니러 온다. 질풍노도의 시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단지, 본인은 아니라고 믿는 모양이다. 단 며칠이지만 부모를 보러 12시간 비행기를 타고 온다. 배겟보를 새로 씌우고, 잠자리를 준비해주고, 테이블보를 새것으로 갈고, 송편이 도착하기를 기다린다. 일년새 목련나무가 더욱 자랐다. 이것이 좋아요:좋아하기 가져오는 중... 글 내비게이션 The Bluestory, 여름감기